ⓒ 그림책『고향의 봄』그림 김동성(2013년,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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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고향의봄 2012.10.0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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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수문학관 댓글 0건 조회 2,379회 작성일 15-04-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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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고향의 봄
[중앙일보]입력 2012.10.09 00:00 / 수정 2012.10.09 00:16


고향의 봄 -이원수(1911~81)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리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리 새 동리 나의 옛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리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홍난파가 곡을 붙여 널리 불리는 ‘고향의 봄’을 한때 나는 좀 우습게 알았다. 이 동요는 이원수가 열다섯 살 때 『어린이』(1926.4)에 발표한 것이다. 전형적인 7·5조의 단순 율격에 “복숭아꽃 살구꽃” 어쩌고 하는 것이 좀 뻔한 데다 좀 외람되지만 열다섯이면 아직 마빡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무슨 ‘나의 살던 고향’인가 싶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음을 의탁하게 하는 호소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몇 해 전 『우리 동요 동시 이야기』(이재복)라는 책을 읽다가 무릎을 쳤다. 이원수는 1911년 양산에서 태어났다. 이듬해 창원으로 이사를 했고, 거기서 10년 가까이 살았다. 21년에는 진영으로, 이듬해 마산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마산으로 이사한 지 3년째 되던 25년 아버지를 잃었다. ‘고향의 봄’이 26년에 발표된 것을 고려하면, 그 ‘고향’이 아버지와 함께 오래 살았던 곳과 그 시절에 대한 정서적 표현일 수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문학에서 절실함이란 치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고향의 봄’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허허로운 마음을 의탁하게 하는 힘이 있다면, 그 지은 나이와 관계없이 그 속에 들어 있는 진정성과 관련이 깊은 것이 아닌가 싶다.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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