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귓들 귓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댑싸리나무
한 아름
고염나무
한 포기
뜰앞에서
조으는
암탉 한 마리
우리 집 마당은
고요합니다.
서리 맞아
시들은
풋고추 하나
햇볕 보고
다시 사는
호박순 아기
우리 집 가을은
고요합니다.
그림자 그림자
밤중에 나의 동무 벽에 그림자
낙엽소리 우수수 밤이 깊도록
잠 안 자고 너도 너도 일을 하누나
버선 깁는 그림자 나의 그림자
아기 버선 한 짝에 밤이 깊어도
발벗고 추워 떨던 어린 내 동생
좋아 날뛸 생각에 잠도 안 오네
진주 가는 낮차는 느림보 되서
열두 점 떼엥, 뗑, 쳐도 안 온다.
정거장 손님은 할머니 손님
기다리다 졸려서 고개가 꼬-박.
진주 가는 낮차는 느림보 되서
하나, 둘, **정 해도 안 온다.
기차 탈 손님, 아기 손님은
흙에 앉어 띠! 띠!
기차 그림 그린다.
철로뚝엔 아지랑이, 노랑나비
함께 얼려 춤추네, 꽃도 피었네.
낮차는 오다 오다 한눈 파나봐.
철뚝 담 꽃이 고와 한눈 파나봐.
(**은 영인본에 보이지 않는 부분)
따스한 봄 볕,
마루 끝에 고양이가
사르르 조을고
살랑 살랑 봄바람
거름마 배는 울애기
머리카락 날린다.
장다리밭 꽃 밑에
병아리, 병아리,
삐요 삐요 삐요요··· ···
엄마 따라 조루루
나들이 가네.
오!
어머니가 이불을 펴신다.
어머니 큰 이불은 파아란 바다,
우리 작은 이불은 예쁜 꽃동산.
베개는 하얀 배,
바다에다 띄우고
우리 모두 꽃동산에
뒹굴자
해가 지면 별애기 놀러나와도
울애기는 엄마 품에 잠이 들지요.
별애기는 눈 감고 잠이 들지요.
해가 뜨면 울애기 놀라나와도
애기하고 별하고 서로 만나서
함께 웃고 노는 게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