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책『고향의 봄』그림 김동성(2013년,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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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시론> 고향의 봄 (대구신문 20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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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수문학관 댓글 0건 조회 2,092회 작성일 15-04-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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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팔공시론> 고향의 봄

박동규 대구중리초등학교 교장


올해는 동원(冬原) 이원수 탄생 100주년이 된다. 동원 이원수는 1911년에 경상남도 양산읍에서 태어나 1981년까지 살면서 작고할 때까지 동시만은 계속 지었다. 동원 이원수는 1926년 동요 ?고향의 봄?을 어린 나이인 15세 때 지어, 방정환의 '어린이'지에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등단하게 된다.

이원수의 초기 작품 내용은 일제 강점기의 민족적 감정을 대신했기 때문에 동시의 공간은 사람의 구체적 행동세계를 소극적 저항의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중기 작품은 동요가 품을 수 있는 시적 감정의 제약성을 대체시키면서 되도록 한국적인 서정을 동시에 심어 나간다. 그러면서 이원수는 우리들이 겪은 일, 우리들의 생활에서 얻은 이야기를 그대로 동시로 나타내어 실제적·사실적 현실공간을 있는 그대로 존재의 공간조건으로 만들어 나간다.

1950년 한국동란 후의 작품 소재나 제재는 주로 자연에 존재하는 나무, 꽃, 달, 바람 등 원형상징의 유추적 이미지를 가지는 것들이다. 후기에 이원수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한다. 그는 시의 형상성 언어의 상상적 공간을 강조하면서 동시를 어린이다운 마음바탕이라는 개방적 해석을 하게 된다. 그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미래지향 의식을 심어 주려고 노력한다.

'고향의 봄'에서 `고향’의 이미지는 둘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자기가 태어나 자란 곳이고 다른 하나는 제 조상이 오래 누려 살던 곳이다. 우리의 의식적 마음이 진통을 겪을 때 유년의 세계로 되돌아가서 그곳에서 이전과 같이 무의식의 상태로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 할 수 있는 생명의 원천이며 삶의 터전으로 상처입지 않은 땅을 뜻한다.

이원수 동시에 나타난 고향의 종류는 다양하다. `나의 살던 고향, 나의 옛 고향, 내 고향 바다, 떠난 고향’ 등인데 모두가 향수를 담고 있다. 앞선 존재를 발견하게 되는 존재의 시작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를 갖게 한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갖는 고향은 그 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향수병이다. 그러나 미지의 먼 곳이나 옛날에 대한 그리움만 남는 이향 감정도 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에서 나는 성장한 후의 여러 모습이고 향수를 담고 있다. 이 동시의 전체적인 서술은 당시의 형식인 정형에서 벗어나 산문적이다. 화자의 현재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를 가지게 하는 조용하고 한적한 리듬 상태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놀던 때…’는 아름다운 이미지를 가지게 하는 향수병으로 생동하고 활발하게 움직인다. 현재의 과거회상은 미래 기대이고 과거의 유년, 추억, 고향은 걸어 온 거리로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 시의 공간적인 요소인 산골·복숭아꽃·살구꽃·아기 진달래 등의 이미지 형성배경은 모두 고향이다. 또 집안, 산, 파란들, 냇가, 산골 등의 원근법 구사는 시각적 이미지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고향의 이미지가 유아적 사고로 유동적인 향수병을 만든다. 이 시의 중심은 나의 살던 고향, 옛 고향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를 가지게 한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는 소극적 저항이고 퇴행공간을 설정하게 된다. 이 동시의 교육적 의미는 문학적 예술성인 향수병과 교육의 가치인 소극적 저항의식을 가지는 양면성이 있다. 그러나 이 시의 형성배경은 고향이지만 시대적 상황으로 봤을 때 도피 공간 이미지를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말을 아름답게 쓰며, 아름다운 말이 한갓 겉치레를 위한 말이 아니고 적절히 드러나게 씌었느냐를 보여 주는 것은 국어 교육적인 면에서의 동시의 가치로 해석된다. 그리고 시의 말에 아름다움을 느낄 때, 그것을 즐기는 사람은 국어의 순화라든지 일상 회화의 정결한 사용에 차츰 익어 갈 뿐만 아니라 작가의 인생관에서 다듬어진 진솔한 마음의 감동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이원수의 '고향의 봄'은 어린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교육성이나 교육적 가치이전에 인지상정의 고향 그리움이 우선하기 때문에 많이 읽혀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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