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책『고향의 봄』그림 김동성(2013년,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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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북새 - 제주일보 201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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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수문학관 댓글 0건 조회 2,256회 작성일 15-04-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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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동요 '오빠생각'이다. 1925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발행하던 잡지 ‘어린이’ 지면에 실렸던 13세 소녀의 작품으로, 당시 유명 작곡가였던 박태준씨가 곡을 붙였다. 남녘의 먼 나라에서 왔다가 떠나가는 뜸북새에서 ‘서울 가신 오빠’를 떠올리며 노래한 것으로,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기를 지나면서 요즘 말로 국민동요가 되었다.
13세 소녀는 경기도 수원 출신인 최순애씨다.
훗날 아동문학가가 된 최씨의 남편은 ‘고향의 봄’으로 유명한 이원수씨다.
잡지 어린이에는 당시 15살 소년 마산 출신인 이원수씨의 작품도 실렸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소년은 소녀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인연이 맺어져 10여 년 후에 부부가 됐다.
▲뜸북새는 육지부에선 1970년대만 해도 흔한 여름 철새다. 농약 살포 등으로 서식환경이 나빠지고 정력제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아 불법 포획이 성행하면서 10여 년 전부터 개체 수가 급감했다. 지금은 국내에서 멸종위기에 처해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과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제446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서식하면서 여름에는 우리나라로 날아와 3~5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논에서 생활하면서 곤충이나 달팽이를 잡아먹고 사는 관계로 논이 흔하지 않은 제주에선 낯설다.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최근 제주시 용담동에서 상처를 입은 암컷 뜸북새 한 마리를 응급구조해 보호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2004년 여름 제주시 한경면 습지에서 수컷 뜸북새의 울음소리가 확인된 기록은 있지만 실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에서 그림으로나 보던 터라 반갑다.
구조 당시 다리 골절과 근육 손상이 심해 자연 복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스스로 걸어 다닐 정도로 회복됐다.
▲뜸북새는 중년에게도 애절함을 주는가 보다.
“아아 뜸북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잊어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들녘에 피고 있는 임자 없는 들국화/바람도 살랑 살랑 맴을 돕니다”(고복수의 ‘짝사랑’)
진객(珍客) 덕분에 가을이 제대로 물드고 있다.
고동수 서귀포지사장 esook@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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