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책『고향의 봄』그림 김동성(2013년,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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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서민문학의 형성 배경 - 해방 이전 지역에서의 삶과 문학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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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58회 작성일 22-06-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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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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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서민문학의 형성 배경

- 해방 이전 지역에서의 삶과 문학을 중심으로

                                                                                                                       박종순(창원대)

 

 

. 시작하며

 

이원수(李元壽, 1911 - 1981)는 경술국치가 일어난 바로 다음 해에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일거리를 찾아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으며, 병약한 어머니를 대신하여 누이들이 일찍부터 집을 떠나 여공으로 일해야 했던 형편 등으로, 어려운 살림살이에서 가난을 몸소 체험하였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 일 나간 누이를 모티프로 하는 작품이 유난히 많다. 그리고 어려운 생활이었지만 그는 아버지로부터 항상 약한 자 편에 서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헌 누더기를 입고 있어도 일하는 사람을 아껴야 하며 소중히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던 것이다. 어린 나이의 이 깨달음은 늘 그의 삶에 지침이 되어, 비록 손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약자 편에 서게 하였고 일하는 사람을 아끼는 태도를 지니게 하였다.

그의 삶은 우리 민족이 걸어온 질곡의 역사였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유년기에 3 1 운동을 목도하였으며, 보통학교 시절엔 소년회활동을 하며 민족혼을 키웠다. 그리고 학생시절 그의 주변에는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활동가들이 있었으며, 함안 금융조합에 다니던 시절에는 지역의 문우들과 함께 독서회 모임을 하여 치안유지법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구속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제 말기에는 친일 글을 써서 민족에 큰 죄를 짓는 과오를 범하기도 하였다. 해방기 좌우의 혼란한 정국에서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한 이원수는 자주와 평등의 나라 건설에 대한 염원을 동화로 그렸으며, 한국전쟁의 와중에는 두 자식을 잃은 슬픔을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켜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쟁 당시 부역을 했다는 이유로 빨갱이 의혹을 받는 사상적 문제까지 안아야 했다. 1960년에 겪은 4 19 혁명은 그의 의식을 깊이 있게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으로 인한 부의 불균등 현상이나 개발 독재정권의 집권연장에 강한 반응을 보이게 되었다. 대부분의 아동문학가들이 동심을 천사와 같이 보고 당대의 현실과 유리된 작품을 발표하거나 반공주의와 교육주의에 편승한 문학작품을 발표하였지만, 이원수는 현실을 적극 수용하면서 민족문학, 서민문학, 현실주의 문학을 이끌어 나갔다.

이원수 문학의 주인공은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 아동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지만 좌절하거나 피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아동이다. 그리고 그 노력에는 함께 걸어주는 조력자가 있으며, 결국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동의 길 찾기는 현실을 이겨내는 승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원수는 스스로 필명을 동원(冬原)’이라 쓰면서 문학으로 어린이를 지키려 하였고, 특히 서민 아동의 편에서 그들에게 희망의 상상력을 전하려 하였다.

당시 많은 작가들이 서울 유학을 하고 일본 유학을 하였으나 그는 아버지 부재 속에서 힘들게 일하는 누이와 병약한 어머니를 두고 지역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지역의 상업학교를 다녔으며 해방이 되기 전까지 시골인 경남에서 취직을 하여 일하며 글을 썼다. 70 생애에서 절반의 시간을 고향에서 보낸 셈이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소년회 활동을 비롯하여 다양한 방면에서 지역의 많은 인물과 얽혀 있었으며,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작품의 경향이 변하는 지점도 발견된다. 일하는 사람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이 작품의 주요 모티프로 자리하게 되는 것도 성장기의 배경에서 연유한 것이며, 서민 아동을 보듬어 안으려는 정서도 이러한 배경에서 풀 수 있을 것이다.

작가에게 문학창작과 그의 직접적인 체험은 중요한 함수관계에 있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문인이자 화가이며 서예가인 동기창의 저서 '화선실수필(畵禪室隨筆)'에 실린 문장 讀萬卷書, 行萬里路(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걸으라)도 그러한 뜻으로 읽힌다. 작가의 유년과 성장기 체험은 그의 문학세계 저변을 흐르고 있으며, 그것이 문학으로 형상화될 때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이원수에게도 지역에서 살아가며 다양한 사람들과 얽힌 정황, 특히 마산에서 공립보통학교를 다니고 상업학교를 다닐 때의 활동이 이후 작품 활동에서도 확인되고 있으니, 그 함수관계는 크다 하겠다.

이 글의 목적은 해방 이전까지 지역에서 유년과 어린이 청소년기를 보내고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의 이원수 삶의 흔적을 정치하게 살펴서 그의 문학세계에 흐르는 서민 정서를 밝히는 데 있다. 고향의 봄으로 시작된 동시 창작의 과정에서 이후 작가의식이 변하기도 하고 프로문학의 성향을 띠기도 했던 시기의 주변 관계들을 함께 살펴, 이원수 서민문학의 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형성 배경을 지역의 역사와 함께 밝혀보기로 하겠다.

본 연구에서는 이원수문학전집에 실린 수필을 1차적인 자료로 활용하였으며, 호적과 학적부의 기록, 당시의 신문기사와 지역의 역사 속에서 그의 활동 영역을 이해하려 하였다. 유가족, 그리고 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나 문단활동을 했던 작가들의 증언도 녹취하여 참고 하였음을 밝혀둔다.

 

. 해방 이전 지역에서의 삶의 흔적

 

1. 창원, 유년의 기억과 고향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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